"이 피아노, 긴 시간 안 노래했습니다. 그치?" -127쪽
*
오랫동안 연주하지 않으면 피아노는 서서히 죽어가듯이,
어려서 이민 간 한 소녀에게 한국어는 거의 죽은 것이다.
사람의 마음도 아마 그렇다.
'그것'이 무엇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알기 어려운 '그게' 오랫동안 잘 되지 않으면
사람은 외로워진다.
(외로운 것이나 죽어가는 것이나)
그래도 어쩌면,
한번 외로워진 마음을 따뜻하게 하는 건,
망가진 피아노를 조정하고 조율하는 것보다,
비뚤비뚤한 글씨체를 교정하는 것보다는 쉬울지 모른다.
그 방법이 무엇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
그녀에게 나는 어떤 사람.
다시 "말하자면 친구"부터라도 되고 싶다.
ㅡ「모두에게 복된 새해-레이먼드 카버에게」, 『세계의 끝 여자친구』, 김연수
'거짓말들 > 소설' 카테고리의 다른 글
『빛의 제국』 : 보통사람 (0) | 2015.11.13 |
---|---|
『사랑이라니, 선영아』: 쫀쫀하다 (0) | 2015.11.05 |
「개그맨」 : 2권 인생 (0) | 2015.10.03 |
「나는 편의점에 간다」 : 거대한 무관심 (0) | 2015.08.19 |
「자오선을 지나갈 때」: 세 번째 노량진 (0) | 2015.06.25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