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이라니, 선영아』: 쫀쫀하다
나의 성격을 옷에 비유한다면? 아마도 '초극세사 검은색 셔츠'? 단 하나의 올도 절대 허용할 수 없는 예민함의 극한. 그렇다고 예민하단 소리는 듣기 싫어서 어떻게든 예민하지 않은 것처럼 보이게, 삐져나온 보풀을 감추려는, 그래서 검은색인. 아무튼 '졸라 예민하고 쫀쫀한 사람'. 작년 이맘때 신발을 한 켤레 샀었다. 일주일 후면 미국엘 가야해서 멋 좀 내보려고 가죽 제품으로 장만했다. 거실에 앉아 아직 개시도 하지 않은 가죽 신발을 헝겊으로 살살 닦고 있었는데, 아버지가 성큼 다가오시더니 갑자기, 신발 멋있네, 하시며 말릴 틈도 없이 신발을 신어보셨다. 발에 맞지 않아 조금 무리하게 신발에 발을 욱여넣으셨는데, 벗고보니, 이런, 신발에 주름이 깊게 지고 말았다. '야속해도, 신으면 안된다고 말했어야 했는데..
2015. 11. 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