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한낮의 연애」 : 서툶
정말로, 처음은 서툴 수밖에 없다. 필용은 바보같게라도 따져나봤지, 난 사랑이 없어졌다고 말하는 사람을 속절없이 보내주었다. 그러고 보니 나도 '너무 한낮'이었네, 시작도 끝도. 에고. 누가 볼 땐 애들 장난 같은 연애였지만, 그때의 사랑은 나름 진짜였고, 다만 사랑을 대하는 태도가 서툴 뿐이었다. 양희의 사랑 없음도, 필용의 서툶도 이해한다. 사랑은 느닷없이 생길 수도, 단박에 사라질 수도 있다. 그것도 아주 무덤덤하게 그리고 서툴게. 만약 서서히 생겼다가 점차 시들해지는 게 사랑이라면, 사람들 사이에서의 '사랑'이라는 관계는 지금보다 아마도 훨씬 다양하고 복잡했을 것. '사랑한다'와 '사랑하지 않는다' 사이에, '거의'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특히 남녀 사이에서의 사랑은 더더욱. 사랑한다, 사..
2016. 5.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