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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짓말들/소설

『빛의 제국』 : 보통사람

by 새 타작기 2015. 11. 13.

1. 자신을 비췄다가 이내 방향을 튼 경계등에, 기영은 큰 위로를 받았을지도 모르겠다.


2. 손목에 차인 카시오 시계쯤이야, 보통사람들도 차는 것인데. 보통사람으로 살 수 있다면 이까짓 멍에쯤이야.


3. 아무리 XX한 세상이지만 이곳엔 자유가 있다. 시선과 시선의 감옥이자 어떠한 자유도 허락되지 않는 '그곳'으로 갈 순 없다. 자유로운 '이곳'에서 보통사람이고 싶다. 저마다 보통의 삶을 꿈꾸고 있다.


*


"......그거, 그 카시오 시계, 주십시오." / "수갑보다는 편하실 겁니다." - 381쪽


걸어가는 기영을 서치라이트 하나가 포착했다. 그는 강렬한 빛에 갇힌 채 그 자리에 멈춰 섰다. 의외로 편안하고 부드러운, 비로소 자기 운명을 긍정하게 된 인간의 얼굴을 하고 있었다. 그러나 어찌 보면 눈물이 코주름을 따라 천천히 흘러내리고 있는 것도 같았다. 너무 강한 조명 때문에 얼굴의 음영이 지워져 마치 유령처럼 보이기도 했다. 서치라이트는 다시 검은 바다로 향했다. -385쪽


『빛의 제국』, 김영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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