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각들30 <당통의 죽음> : 공포 "도덕 없는 공포는 파괴적이고, 공포없는 도덕은 무력할 뿐입니다. 공포는 도덕의 발산이오, 그것은 가장 순수한 형태의 정의란 말이오." - 로베스피에르 세상을 바꾸는 건 몇 명의 혁명가들의 일이라며, (힘주어) 로베스피에르도, (숨죽여) 당통도 외치지 못하고, 그저 방관하고만 있었던 것은 아니었나. 여전히 이 세상에 공포가 만연하다. 총, 칼만 들지 않았지 세상은 사람들의 숨통을 조여 온다. 잠식해 오는 그것을 인식하자. 그때의 시민들처럼 이리 흔들리고 저리 흔들릴지라도 거리로 나서자. , 가보 톰파 연출 2013. 11. 14. <동토유케> : 용서할 권리 "저 사람이 김치볶음밥을 먹고 싶은 권리와 내가 김치볶음밥을 먹이고 싶지 않은 권리, 둘 중에 어떤 권리가 중요해요?" - 피해자의 아내 연극 내내 두 권리 중 무엇이 존중받고 있는지 주목하였다. 사형수의 형 집행을 앞두고 벌어지는 일들은, 피해자 가족에게는 견디기 어려운 일들의 연속이었다. 사형수에게 그가 가장 좋아했던 음식 대접하기 (그 음식은 피해자가 가장 좋아했던 음식이기도 하다), 사형수의 추억이 담긴 놀이 하기 (누구한테는 좋은 추억이 누구한테는 아플 수도 있다), 사형수의 마음이 편해지도록 찬송가 불러주기 ("마음이 편해지도록이요?"), 사형수의 인권을 지나치게 고려하다보니 피해자의 가족을 전혀 고려하지 못하는 집행 매뉴얼 (교수형에 쓰이는 밧줄의 두께는 어떠해야 하고, 재질은 사슴가죽이어야.. 2013. 11. 13. <아버지의 집> : 아버지가 없다 아버지가 곁에 있어도 아버지를 찾아 다닌다. (아버지와 함께 있으면서도 아버지의 부재를 느낀다. 심리적 부재?) 아무 이유 없이 폭 안기고 싶은 아버지. 그런 포근한 집 같은 아버지를 느낄 수 없게 되어 버린 요즘 세대, 아니, 나. 어려서부터 그랬다. 아버지가 날 미워해서가 아니라, 괜히 아버지가 어려웠고 피하고 싶었다. 둘만의 시간은 견디기 힘든 시간이었고 둘 사이에 흐르는 건 냉기 뿐이었다. 그래서 중간에는 항상 엄마가 있었다. 그렇다고 아버지가 싫은 건 아니었다. 어쩌다보니 그렇게 되어 버렸다. 폭력을 휘두르신 건 아니었다. 하지만 그 못지 않은 일들이 허다했다. 온갖 집기가 부숴지고, 참을 수 없는 고성이 오갈 때, 난 문을 닫고 방 한 구석에 웅크려 있었다. 아버지를 도저히 이해할 수 없었다... 2013. 10. 24. 이전 1 2 3 4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