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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로 서지 않기로 했다』, 조수희, 목수책방 (2019)

by 새 타작기 2020. 5. 19.

 

 

돈에 저당 잡힌 인생은 돈이 많건 적건 불안했다. (중략) 돈만 바라보며 버티는 삶을 지속할 수 없다는 걸, 몸과 마음은 이미 잘 알고 있었다. -9쪽
지속가능한 삶은 자연을 착취하며 권력 맨 아래에 있는 생명의 희생을 전제로 하는 지속가능하지 않은 시스템을 지양한다. 대신 지구상의 모든 생명을 존중하며 사는 삶을 지향한다. 돈을 많이 버는 것을 제1의 가치로 두지 않는다. -12쪽
천연자원을 낭비하고 제3세계 노동자들을 착취하는 자본주의가 싫은 아저씨는 자신의 한계선을 재설정하기 위해 도시에서 영위할 수 있는 편한 삶을 포기하고 자급자족의 삶을 택했다. -35쪽
누구도 소외당하지 않는 평화로운 식탁이었다. -39쪽
고노하나패밀리는 공동체 내부에 고립되지 않고 외부사회에도 긍정적 영향을 끼치려 한다. 외부사회와 소통 없는 공동체는 컬트 집단으로 변질되기 쉽다. -42쪽
돈이 없어 덤스터 다이빙을 하는 게 아니었다. "나는 덤스터 다이빙을 음식 해방 운동이라고 불러. 쓰레기가 될 뻔한 음식을 해방하는 거야. 게다가 엄청 재미있거든." -52쪽
채식주의자의 '다른' 식사를 '틀린' 것으로 여기지 않는다. 채식 인프라가 발달되어 있다는 것은 그 지역이 지속가능한 미래와 사회구조에 관심이 있다는 의미다. (중략) "한 국가의 위대함은 그 나라의 동물들이 어떻게 대우받는지를 보면 가늠할 수 있다." -61쪽
"루미네이트페스티벌의 기본 정신 중 하나가 '우리가 먹는 음식이 우리가 누구인지를 결정한다'입니다. 술, 콜라, 감자튀김 같이 몸에 해로운 음식은 판매 금지입니다" -70쪽
우리가 진짜 변화를 원한다면 스스로 움직여야 해요. 톱-다운 방식으로는 변화가 일어나지 않아요. -71쪽
사람들은 워크숍에 참여하면서 지속가능한 삶을 위해 필요한 기술을 배우며, 루미네이트페스티벌의 친환경 시스템을 집에서도 이어 나갈 수 있습니다. 페스티벌이 끝난 후에도 지속가능한 삶, 친환경적인 삶을 살 수 있도록 동기부여를 해 주는 셈이죠. 우리는 대안적 삶의 방식으로 근근이 먹고사는 정도가 아니라 모두와 함께 풍성한 삶을 누리기 원해요. -72쪽
루미네이트페스티벌은 내게 다른 삶의 방식이 실제로 가능하다는 사실을 보여 주었다. 더불어 그 다른 삶의 방식을 어떻게 다른 사람들과 공유할지 비전까지도 제시했다. 지속가능성이란 주제를 유쾌하고 예술성이 넘쳐흐르는 축제의 형식으로 알려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지속가능한 삶이란 주제를 받아들이고 실천하게 하는 게 그 비결이었다. -73쪽
대체로 많은 공동체에서는 자신들의 생활을 알리고, 사회 변화에 참여하기 위해 찾아 온 방문객과 소통하는 일을 중요하게 여긴다. 외부와 소통이 부족하면 사회와 고립된 신흥종교 집단같이 되거나, 대안적인 삶을 전파할 힘을 잃어버린다. -82쪽
말도 안 통하는 나에게 어떻게든 한 마디라도 더 걸려고 다가오던 아이들, 며칠 있다가 가는 나에게 음식을 나누어 주던 마을 사람들 덕에 진정한 의미의 공동체적 환대를 경험했다. -106쪽
레인보우 그로서리에는 일명 '벌크' 코너가 있다. 벌크 코너에는 1회용 플라스틱 용기에 담긴 물건이 없다. 카놀라유, 올리브유, 해바라기유, 참기름 등의 기름류는 모두 커다란 금속 통에 담겨 있다. 소비자들은 레인보우 그로서리에서 생화학 분해가 되는 플라스틱 용기를 5센트에 사거나 각자 준비해 온 용기에 기름을 담는다. -150쪽
사실 제로 웨이스트 라이프는 거창하지 않아요. 하루를 시작하며 집을 나가기 전 2초만 생각해 보시면 됩니다. 오늘 누굴 만나지? 오늘 어디에 가지? 오늘 뭘 먹지? 그런 질문을 던져 보고 그에 따라 필요한 물건을 미리 집에서 챙기면 되죠. 알레르기 비염이 심한 남편 저스틴은 집을 나가기 전에 늘 손수건을 챙겨요. 식당에 가서도 종업원에게 '빨대 빼고 주세요'라고 말하기만 하면 됩니다. 아주 잠깐이면 되죠." (중략) "완벽해질 필요가 없어요. 완벽해지려고 하면 스트레스를 받게 되고 오히려 제로 웨이스트 라이프를 실천하기 힘들어요. 여러분이 하는 어떠한 작은 행동도 쓰레기를 줄이는데 다 의미가 있어요. 좋아하는 제품이 있는데 그 제품이 과대포장 용기에 담겨 있어서 싫다면, 해당 회사에 전화를 걸어서 소비자의 권리를 행사하세요. 자본주의 사회에서 생산자는 결국 소비자가 원하는 대로 할 수밖에 없어요. 많은 사람이 지속적으로 같은 요구를 하면 생산자는 자신들의 상품을 바꿀 수밖에 없습니다. -163쪽
"주택담보대출 없는 인생? 가능합니다. 단순하게 살면 삶이 더 자유롭고 의미 있어져요." (중략) 타이니하우스에 사는 사람들은 '집은 자산의 기초'라는 자본주의의 보편적 진리에 의문을 가진다. 자신의 삶을 은행과 건축 자본에 기대기보다 손에 망치와 못을 들고 자기 삶의 진짜 주인이 되기 위해 모험을 시작했다. 타이니하우스에 사는 사람들은 건축의 'ㄱ'자도 모르지만 도전했고, 관련 법규가 미비해 이리저리 옮겨 다녀야 한다는 걸 알았어도 주저하지 않았다. 집을 자산이 아니라 내 몸 편이 쉴 수 있는 아늑한 공간으로 여겼다. -189쪽
모임을 주도하는 크리스가 샐러드에 알록달록한 식용 꽃을 뿌렸다. 노숙인을 위한 요리인데 식용 꽃까지 넣느냐며 놀라서 묻자 "우리는 그냥 음식을 나누는 게 아니에요. 노숙인도 사람입니다. 우리는 노숙인들에게 우리가 당신들을 존중하고 신경 쓰고 있다는 메시지를 전하는 거예요. 노숙인도 존중 받아야 하는 인격체입니다"라고 했다. -193쪽
서울에서 노숙인 급식 자원봉사를 한 적은 있지만 같이 밥을 먹고 노래를 부른 적은 없었다. 배식이 끝나면 봉사자들은 자기들끼리 몰려 따로 저녁을 먹으러 갔다. 푸드 낫 밤은 배식하는 사람과 받는 사람 사이 아무런 차이도 없었다. 우리는 모두 공짜 음식을 마다하지 않는 평범한 사람들이었다. (중략) 봉사한 지 3년이 되었다는 마이카에게 왜 푸드 낫 밤에 계속 나오는지 물었다. "난 이기적인 인간이 되고 싶지 않아. 노숙인들을 어떻게든 돕고 싶은데, 그렇다고 종교 단체에서 봉사하긴 싫어. 난 종교를 증오해. 종교 단체의 봉사는 봉사자들과 노숙인들의 공급자와 수혜자 역할로 구분되거든. 푸드 낫 밤은 노숙인이 사람이라는 이유로 돕는 거야." -196쪽
세상에는 아무런 연고도 없는 나를 돌보아 주던 선하고 온정 넘치는 사람들이 많았다. -202쪽
홀로 서지 않기로 했다
국내도서
저자 : 조수희
출판 : 목수책방 2019.0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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