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세상에 필요 없는 사람은 없다. 모두 다 나름대로 쓰임새가 있다. 리더는 그 사람만의 쓸모를 최대한 살려주는 사람이다. 1%의 가능성이 있다면 그 1%를 완벽하게 만들어주어야 한다. 그래서 리더는 허투루 쓸 시간이 없다. 매 시간 선수들을 위해 고민한다. 나중에는 분명 그 1%의 재능이 필요한 순간이 온다. 그것을 위해 철저하게 준비를 하는 거다. 한 사람 한 사람의 가능성을 열어주고 그들을 모아 최대한의 결과를 만들어 내야 한다. 그런 면에서 리더는 안고 가는 사람이다. 특히 사람에 관해서라면 어떠한 선수, 어떠한 사람이라도 품을 줄 알아야 한다. 그렇지 않고 좁은 속내를 자랑하듯 일희일비한다면 그 사람은 결코 좋은 리더가 될 수 없다.
5 선수들을 위해서 허리를 굽힌 적은 많았지만 내 명예를 위해 누군가에게 허리를 굽힌 적은 없었다.
6 냉혹할 정도의 길이어도 그 안에는 그 누구보다 선수를 생각하는 애정을 담아야 한다.
6 강한 것이 이기는 것이 아니라 포기 안 하는 것이 이기는 거다
12 실력이 없다는 것과 실력을 발견하지 못했다는 것은 다르다. 많은 선수들이 실력이 없어서 야구를 그만두는 게 아니다. 아무도 그 실력을 발견해주지 못해서 야구를 그만둔다. 감독 생활을 해 오면서 한 가지 확실하게 느낀 건 사람은 누구나 나름의 능력을 가지고 있다는 거다. 다만 열 가지의 능력을 갖고 있느냐 한 가지 능력을 갖고 있느냐의 차이다. 나는 단 한 가지라도, 그게 있다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 그 한 가지 능력을 어떻게 활용할지를 고민한다. 그런 관점에서 선수들을 관찰하면 절대로 함부로 버릴 선수가 없다. 모두들 제 나름대로의 역할이 있다.
20 '아, 이렇게까지 했는데 안 될 수가 없다. 무조건 된다.' - 최동수
29 그 선수와 내가 리더와 선수로 만났다. 그렇다면 아무런 조건 없이 줘야 한다. 내가 해줄 수 있는 최대치를 그에게 주어야 한다.... 사람과의 관계는 절대 계산으로 움직이면 안 된다. 사랑도 마찬가지 아닌가. 내가 100을 해줬는데 너는 뭐냐, 왜 50밖에 주지 않느냐 따지기 시작하면 그건 아니다. 리더라는 것이 그렇다. 언제나 아낌없이 줄 준비가 되어 있는 사람만이 리더가 될 수 있다. 절대 대가를 바라서는 안 된다.
30 아무리 은혜를 원수로 갚은 선수라도 사죄하면 다시 받아준다. 제자는 바뀌어도 스승은 바뀌어서는 안 된다. 재기불능이라고 판정된 선수를 데려다가 함께 노력해서 재기시켜 놓았는데 나를 배신한 선수가 있었다고 하자. 얼마 뒤에 그는 다른 팀으로 갔다. 가서는 나를 욕하고 다닌다는 얘기가 들려온다. 그래도 나는 그를 용서한다. 그 선수가 힘들어질 때, 옮겨간 팀에서 다시 방출될 위기에 몰렸을 때, 다시 전화를 해서 말한다. "너 괜찮으냐? 요새 많이 힘들지?"
41 나도 선수들에게 배울 때가 있다. 2002년 LG감독일 때, 양상문을 투수코치로 쓰고 싶었다. LG로 오라고 하니까 생각할 시간을 달라고 했다. 그때 양상문은 롯데에서 투수코치를 그만두고 부산에 있었다. 그런데 전화를 끊고 몇 시간 만에 서울에 나타난 게 아닌가. 깜짝 놀랐다. 알고 보니 비행기를 타고 부산서 서울까지 온 거다. 나는 당연히 하겠다는 말을 하러 온 줄 알았다. 그런데 아니었다. 하기 어렵겠다는 말을 하러 서울까지 온 거였다. 더욱 놀라서 물었다. "넌 꿈이 뭐냐?" "네, 감독입니다." "그래? 그럼 LG말고 롯데로 가야겠네." 보내주면서도 감탄했다. 거절에도 인간에 대한 예의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거 하나로 양상문이 어떤 사람인 줄 깨달았다. 진국이었다.
67 리더가 이끄는대로 자기를 발전시켜나가는 선수들을 보면 '순한 마음'을 가지고 있다. 바로 그 순한 마음을 끌어내야 한다는 것. 중요한 점은 바로 그거다. 지나치게 자존심이 강하고 쓸데없는 계산이 빠르면 아무리 훈련이 강해도 탈락한다. 성실하지 못한 자도 탈락한다. 남의 충고를 사심 없이 순하게 받아들여야 산다. 그래야 성장한다. 혼자의 힘으로는 한계가 오기 마련이다. 선수들이나 러더나 순한 사람이 이긴다.
76 준비가 없으면 그토록 기다렸던 비가 급작스럽게 불청객으로 변할 수도 있다.
94 에러를 범했다면 어떻게 해야 극복할 수 있을지 고민해야 한다. 운동장이 나쁘면 나쁜 데서 그걸 처리하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운동장이 나쁘니까 에러한다는 건, 거짓말이고 타협이다. 그라운드가 나쁘면 앞으로 뛰어 나와야 한다. 그날 운동장 사정에 맞게 두 발, 세 발 먼저 달려드는 훈련을 해야 한다. 수비수가 다이빙캐치를 하면 멋있고 야구를 잘하는 줄 아는데 아주 잘못된 생각이다. 다이빙캐치하기 전에 수비 위치 잡으면 아슬아슬한 수비를 할 이유가 없다. 공이 맞는 순간 그 공이 어디로 날아갈지 예측해서 그 위치에 먼저 가 있어야 한다. 그게 제대로 준비된 사람의 자세다.
138 자기 잘못을 알고 있었다. 잘못을 알고 있는 사람을 혼낼 필요는 없다.
151 지더라도 악착같이 져야 한다는 것을 끊임없이 선수들에게 요구했다. 그래야 상대의 화살을 더 끌어낼 수 있다. 그래야 그다음 경기에서는 우리가 더 쉽게 이긴다.
169 인사를 잘 하면 된다. 인사가 출발점이다... 다른 사람의 도움을 받으려면 인사를 잘 해야 한다. 고마우면 고맙다고, 잘못했으면 죄송하다고, 상대가 실수하더라도 괜찮다고 말해줄 수 있어야 한다. 내가 더 뛰겠다고 위로해주어야 한다. 그래야 마음이 전달된다. 마음이 전달되지 않는데 어떻게 다른 사람이 내 땅을 밟아주겠는가. 마음이 전달되면 야구를 하는 고마움도 알게 된다. 야구를 어떻게 해야 더 잘할 수 있을지를 고민하게 된다. 나도 생각하지만 팀의 다른 구성원들을 더 생각하게 된다. 그래서 한 발 씩 더 뛰게 된다. 끈적끈적한 팀이 된다. 이런 교육 덕분인지 나와 야구를 한 선수들을 보면 지금까지 큰 사고가 없었다.
172 사람은 누구나 자기를 알아주는 사람을 위해 헌신한다. 그 사람을 알아준다는 것은 그 사람이 잘할 때 잘한다고 말해주는 게 다가 아니다. 그 사람이 힘들 때 그 사람의 짐을 나눠 져야 한다. 더군다나 리더라면 나눠 지는 데 그치면 안 된다. 그 사람의 짐을 다 들어줄 마음이 있어야 한다. 그런 마음을 먹어도 겨우 반을 들어줄 수 있을 뿐이다. 아픈 건 오로지 그 사람의 몫이라서 그렇다. 그래도 다 들어주겠다는 마음이 있어야 사람이 진실해진다.
180 마음을 열고 사람을 진실로 대해야 한다. 설사 그 진심이 당장 통하지 않는다 해도 믿고 나가야 한다. 언젠가는 돌아온다. 진심의 결실이.
186 요즘 세상은 너무나 쉽게 사람을 '소모품'으로 생각한다. 쉽게 쓰고 쉽게 버리려고 한다. 성과를 낼 때는 '가족'이었다가 어려움에 처하면 제일 먼저 그 '가족'부터 버린다. 누가 그런 조직을 위해 헌신하겠나.
201 늘 선수들과 함께 생활했다. 불필요한 잔소리는 하지 않았다. 정말 필요할 때 한두 마디가 전부였다. 잔소리를 자주 하면 선수들이 겁을 내지 않는다. 늘 듣는 소리를 또 듣는 걸로 생각해서 그렇다. 자주 잔소리하는 지도자는 선수들을 통솔할 수 없다. 리더는 늘 앞장서야 한다. 그래야 선수를 키울 수가 있다.
201 리더가 현장을 떠나는 건 최악이다. 모든 데에서 솔선수범하지 않으면 선수들이 따라오지 않는다.
207 69년 마산상고 감독 시절, 당시만 해도 나는 무조건 훈련은 세게 하는 거라고 생각했다. 센 훈련을 견뎌내야 승리할 수 있다고 믿었다. 훈련 속에 '생각'이 있어야 한다는 것을 몰랐던 시절이었다. 그러다보니 학생들이 반발했다. 아이들이 집단으로 가출을 해버린 것이다. 나는 부랴부랴 아이들을 찾아서 데려왔고 아내에게 음식을 장만시켜서 일단 배고픈 아이들을 먹였다. 그러고 나서 아이들의 이야기를 들었다. 내가 몰랐던 나의 한계를 아이들이 말해주고 있었다.
222 고양원더스. 신인 드래프트에서 지명받지 못하거나 구단에서 방출된 선수들로 꾸려진 팀이다. 가혹하게 말하면 버려진 선수들이다. 하지만 나는 이 선수들을 '어차피'에서 '혹시'를 넘어 '반드시'에 속하는 선수로 만들고 싶다. 어차피 안 되는 선수, 혹시 될까 싶은 선수에 그치지 않고 반드시 되는 선수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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