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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짓말들/시

「라이터들은 다 어디로 갔을까」 : 기분

by 새 타작기 2016. 5. 18.

그때마다 발생하는 기분따라 하지 못해 얼마나 아쉬웠던지. 하지만, 그때마다 발생하는 기분따라 했다가 후회했던 적이 훨씬 많다. 아쉬움과 후회 사이에서 잘 예측하고 잘 판단하는 것이 중요하겠지. 그래도, 기분 혹은 '몇 분 전의 느낌'에 힘입어야만 할 수 있는 일과 할 수 있는 말이 있다. 시간이 지나 기분이 사그라들고 나면 절대로 할 수 없는 그런 것. 연애의 시작도 아마 그 중 하나. 기분은 확실히 필요하다. 나의 기분도 당신의 기분도. 기분의 일치.



***



탁자의 단순한 힘에 기대어

나는 사라진 라이터들과 한통속이다

당신의 목덜미에 손을 얹고

무슨 말이든 하기 위해서는

당신이 주머니에 넣어 간 그 기분이 필요하고


당신의 얼굴을 돌려세우려면

양손의 의지보다 확실한

몇 분 전의 느낌들이 필요한데

입술이 끌어모으는 결심은 너무 늦거나 빨라



ㅡ「라이터들은 다 어디로 갔을까」中, 『아이를 낳았지 나 갖고는 부족할까 봐』, 임승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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