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나이는 갓 스물. 나의 껍데기만 보고 번듯한 사람으로 봐서는 곤란하다. 돌고 돌다 어지러워도 또 돌아 이제 막 사회에 발을 들이려는 사람이니, 내 나이는 스물이 맞다. 세상은 뭐 이리 요구하는 것이 많고, 이미 갖춘 사람을 찾는지. 정해진 약속은 모조리 거대한 쪽의 편인 것도 같고. 개의치 않는다. 비리비리한 신출내기 나가신다. 아무리 손에 쥔 게 전무한들, 세상이 제시하는 정해진 틀에 동의하지 않겠습니다. 아름다운 약관의 시절은 오지 않았으므로. 곧 다가올 약관의 시절을 아름답게 가꾸어 나가고 싶다. 배고파도 아름답게.
***
그들은 묻는다
약관에 동의합니까
동의하지 않겠습니다
아름다운 약관의 시절은 오지 않았으므로
ㅡ「아름다운 약관」中, 『다정한 호칭』, 이은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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