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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짓말들/소설

「엄마도 아시다시피」 : 간직

by 새 타작기 2014. 3. 18.

 


엄마도 아시다시피

저자
천운영 지음
출판사
문학과지성사 | 2013-06-24 출간
카테고리
소설
책소개
잔인하고도 황홀하게, 폭죽처럼 쏘아 올린 일곱 개 마음의 지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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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의 방으로 들어갔다. 어머니가 쓰던 보료는 그 자리 그대로 펼쳐져 있었다. (중략) 오랜 세월 어머니의 체중을 받아 길게 움푹 눌린 자국. 한낱 보료도 어머니의 몸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데, 그는 아무것도 간직한 게 없었다." (p25)


도무지 담담하게 받아들일 수 없는 엄마의 부재. '그'는 엄마가 즐겨 입던 한복을 꺼내 입고, 립스틱을 바르고, 가발을 쓰고, 엄마가 누워 있던 보료에 얼굴을 묻고, 눈물을 흘리고, 어린애 같은 집착을 보이며 엄마를 느껴보지만, 그때서야 느낀다. 한낱 보료도 어머니의 몸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데, 본인은 아무것도 간직한 게 없음을.

엄마를 간직하려 한다. 그리고 그동안 철석같이 믿어왔던 엄마의 말을 이제는 의심하려 한다.

'엄만 금방 안 죽어. 그게 엄마야.'

평생 내 곁에 있을 것 같아서, 당연히 내게 조건 없이 모든 걸 베풀어줄 것 같아서, 여태 어리광 부리며 받을 건 다 받고 자라왔는데, 정작 나는 엄마의 어떤 것도 간직하지 못하고 있다. 엄마라는 사람의 삶을 한번도 의식하지 못했다. 당연히 엄마니까. 이런 철부지여.

엄마가 가장 좋아하는 노래는 뭐지?

 

「엄마도 아시다시피」,『엄마도 아시다시피』, 천운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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