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착각들

<수상한 수업>

by 새 타작기 2016. 1. 31.
"사고? 아냐. 그것은 명백한 죄악이야. 그 죄악으로 난 모든 것을 잃었어."

"짜장면이 먹고 싶다고? 겨우 이십일만에? 그 이십 일 동안 내 딸은 무얼 먹고 싶었을까? 누굴 보고 싶어 했을까?"

*

1. (잔인하게 '아사'로) 딸을 잃었다고 해서 그렇다고 살인자의 아들에게 복수할 수는 없는 노릇. 살인자의 아들도 제 아비로 인해 어린 시절을 고아로 보낼 수밖에 없었던, 불행한 삶을 살지 않았던가. 그 또한 사고(아니 죄악)의 피해자였던 것. 그래도 딸의 억울함을 누군가에게는 책임을 지워야 했기에, 살인자의 아들에게 유령을 선사한다. 누구의 손에 피를 묻히지 않는 가장 극적이고 간접적인 방법의 복수. 아무렴 뱃속의 아기(살인자의 손자)가 세상에 나자마자 만나는 아버지가 살인자여서는 안되잖아.

2. <네멋>에서 제법 강단 있는 드러머로 나왔던 김재만 씨. 십 년이 넘도록 소식을 모르다가 생각지도 못한 때에 낯선 공연장에서 만났다. 어찌나 반가운지. 그때는 배우인지도 모르고 드러머가 연기를 배운 건 줄로만 알았는데 오늘에야 알고 보니 많은 게 무르익은 좋은 배우였다.

3. 연기 인생 50년을 기념하는 공연이, 내용도 그렇고 스케일도 그렇고, 참 소박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박 웅 배우에게 어울린달까. 저 분을 잘 모르긴 몰라도. 그래도 마지못해 이어지던 커튼콜의 박수소리는 못내 아쉬움.

ㅡ160130, 예그린씨어터

'착각들'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인디아 블로그>  (0) 2016.02.11
바보  (0) 2016.02.04
자신감  (0) 2016.01.29
치차리토, 인정!  (0) 2015.12.17
알도  (0) 2015.12.13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