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달만에 봐도 어색하지 않은 친구. 일 년 넘게 한 방에서 살을 맞대고 지낸 시간은 생각보다 진하구나. 대학로에서 만나 타코를 먹고, 그 옆의 코인노래방에서 지르고, 홍대로 자리를 옮겨 타다키를 먹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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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좋았던 기억이 (가장 무서웠던 기억도) 일치한다는 게 참 좋았다.
나는 (중대장님 퇴근 전이라) 퇴근도 못하고 간부연구실에서 졸린 눈 비벼가며 생지부를 쓰고, 중대장님 퇴근과 동시에 웃으며 막사를 나와 숙소를 향해 걷던 그 기억이 좋았다 했다. 승우도 역시, 그 늦은 시간 퇴근하며, 하늘의 달을 보며, 마냥 웃으며 걷던 그 시간이 좋았다 했다. 특별한 사건이 아닌 '일상'이 좋았기 때문에 그 시간들을 견딜 수 있었고, 그 시간들이 특별하게 남아 있는 게 아닐까. 재미있는 건, 가장 무서웠던 기억도 일치한다는 점. 출타 후 복귀할 때, 위병소 앞의 그 어두운 S자 길. 위병소가 잠겨 있을 때 빙 돌아가던 향방교장 쪽 샛길은 공포의 절정. 그래서 우리는 나갔다 돌아올 때 전화를 하여 서로 시간을 맞춰, 함께 복귀하곤 했지. 당직근무 때 2,4종 창고와 예비군 화장실 순찰하던 순간도 만만치 않은 기억.
ㅡ160524, 승우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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