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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해들/오늘의

인턴

by 새 타작기 2015. 12. 28.
올해의 영화를 이야기하다, H는 <인턴>을 꼽으며 울었다. 그 영화가 울 만한 영화는 아닌데 왜 우나 싶었으나 생각해보니, 맞아, <인턴>도 여러모로 볼 수 있는, 그런 영화였지.

나는 잘 나가는 ceo의 남편이자, 가정주부로서 살아가는 '남자의 입장'에서, 그가 어쩌다가 바람을 피우게 되었는가에 주목하며 영화를 보았는데. H는 잘 나가는 여성ceo(이 단어도 남녀 불평등을 조장하는 말이던가?)로서 가정에 소홀할 수밖에 없던 와중에, 남편의 외도를 마주했던 '여자의 입장'에서 보았던 거다. 병치레 하고도 힘들다 소리 한번 못하고, 쉬지도 못한 채 퇴원한 다음날 바로 출근해야 했던 자신의 모습이 오버랩되면서 울분이 차올랐나 보다. 본인도 꿈이 있고 배우고 싶은 것도 많은데, 어느새 가장의 멍에를 지고 있어, 앞으로는 나를 위해 아무것도 하면 안될 것 같은 그 상황이 버거웠나 보다. 그러면서 내 곁의 사람도 놓치고 있다는 사실에 스스로에게 실망을 했나 보다.

좀 더 깊은 이야기를 나눌 시간이 있었다면, 더 듣고 위로해주고 싶었지만, 그러지 못해 못내 아쉽다.

ㅡ151227 별꼴이야, 올해를 돌아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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