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 100일 추모 행진 중)
이상호 기자 (이하 기자) : "걸으면서 오늘 무슨 생각하셨어요, 아버지?"
승묵이 아빠 (이하 아빠) : "아들 생각했어요."
기자 : "아들 뭐가 제일 생각이 나요?"
아빠 : "아들한테 통화할 때, 해경 말 잘 들어서 행동하라고 얘기했던 게 너무 가슴이 아파요."
기자 : "잘하신 거에요. 우리가 얘기할 수 있는 게, 그게 최선이지 않습니까?"
아빠 : "최선인데 결국은, 우리 9시 43분에 통화를 했는데, 승묵이가 나오라고 했으면 나왔을 텐데, 제가 그렇게 얘기하는 바람에, 우리 아들을 못 살려서..."
기자 : "아뇨."
아빠 : "전 지금 한이 됩니다, 지금."
기자 : "저라도 그렇게 얘기했을 겁니다, 아버지. 승묵이한테 너무나 미안해 하지 마세요."
*
저 아빠에겐 어떤 말도 위로가 될 수는 없지만, 이상호 기자가 건넨 말은, 평생을 죄책감을 안고 살아갈 수밖에 없는 아빠에게 덮어주는 얇은 이불과 같았다.
ㅡ<다이빙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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