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오해들/오늘의

급여명세서

by 새 타작기 2017. 4. 12.
한 아주머니가 지하철 문에 기대어 서서
지난 달 급여명세서를 본다.
한참을 보다 그걸 접어 쥐고
골똘히 생각을 하더니,
다시 펴 본 걸 또 본다.

그렇게 몇 번을 접었다 폈다, 접었다 폈다.

그러면 안 되는데, 명세서에 적힌 숫자를 훔쳐 보았다. 자세히 보이지는 않아도 어딘가 빈약한 숫자였다. 여러 번 접고 펴도, 빈 숫자가 채워지지 않는다.

접고 펴고 하는 사이의 말 없음,
붉은 점퍼 입은 아주머니의 뒷모습.
수고하셨습니다.
명세서 아래 적힌 무심한 인사.

'오해들 > 오늘의' 카테고리의 다른 글

present  (0) 2017.11.01
개쪽  (0) 2017.07.29
반찬  (1) 2017.04.06
  (0) 2017.03.25
다물어 입  (0) 2017.03.22

댓글